2020. 12. 18.
[엘매니] [자유주제] 눈 오던 어느 날 / 익명
――――――――――――― ――――――――――――― ――――――――――――― ――――――――――――― ――――――――――――― ――――――――――――― 눈 오던 어느 날 / 익명 Ⅰ 내 눈앞에서, 한 천사의 날개가 부러졌고 이내 숨이 멎었다. 힘이 풀려 주저앉는 천사의 그 모습은 소름 끼칠 정도로 잔혹하고 절망적이다. 동시에 빠르게 도망치는 짐승의 발자국도 들렸다. 그러나 불행히도, 짐승은 살해당한 것 같았다. 짐승은 고통스럽게 울부짖었다. 짐승은 꽤 오랜 시간 동안 생사의 호흡을 들이마시며 내쉬었다. 그러나 결국은 숨을 거두었고, 그로부터는 그 어떠한 소리도 들리지 않았다. 깊은 산기슭에 무뎌져 온 울새들이 두려움에 몸 가누지 못하던 칠흑같이 어두운 밤, 나는 누군가에게 쫓기고 있다. 익숙하고 따스한 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