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3. 10.
[나인매니] 청연 / 노연
――――――――――――― ――――――――――――― ――――――――――――― ――――――――――――― ――――――――――――― ――――――――――――― '안녕? 내 이름은-' 비옥해진 토양이 물씬 풍기는 향을 맡으며 산책을 즐기고 있을 때 네가 말했다. 너에겐 없는 기억도 있다고. 알고 있었지만, 당사자에게 직접 전해 듣는 사실은 새삼 놀라웠다. 그래? 애써 담담한 말투를 유지했다. 티가 나면 안 되니까. 가뜩이나 혼란스러운 네 기억을 더 헤집고 싶지 않아 아직은 비밀에 부치기로 했다. 나를 마주한 모든 날을 '없는 기억'으로 묻은 네게, 내가 모르는 속사정이 있을 거라 생각했다. 다소 따분한 고등학교 생활이었다. 하루의 일과라곤 공부, 밥, 취침이 다였고 꿍얼대면서도 아침 7시 알람이 울리면 침대에서 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