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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눈이 내리는 날엔 / 청화
‘내려오는 눈을 잡으면 짝사랑이 이루어진대.’
‘첫눈을 사랑하는 사람과 같이 보면 이루어진대.’
테오는 중학교 때부터 들은 속설이다. 진짜로 이루어져서 이런 소문이 돌았는지 아니면 그렇게 믿고 싶었는지. 테오는 처음에 궁금해했다. 낭설인지 속설인지. 알고 싶었다. 애들에게 물어보아도 이상한 사람 취급을 받거나 순수한 아이구나. 정말 이루어진단다. 뻔한 얘기를 하며 웃었다. 테오는 그런 취급이 싫었다. 그래서 눈을 잡고 싶었지만, 거리를 걷지 않고, 차로 이동했으며 차로 갈 수 없는 곳이면 테오와 동행하는 사람이 있어야 했으며 언제나 있었다. 그래서 눈을 잡고 싶어도 그 사람 때문에 잡지 못했다. 만약, 잡으려고 손을 뻗으면
“도련님, 더럽습니다.”
하며 우산을 펼치며 눈을 못 잡게 했다. 집에서 일하는 사람들에게 물어봐도 돌아오는 대답은 기계가 하는 답변같이 크시면 알게 됩니다. 하며 모두 같았으며 물어보고 나서는 아버지께 혼이 났다.
“다 크면 연애 안 하고 싶어도 하니 너는 그냥 공부만 하면 된다고 몇 번 말해?”
이런 말을 들으며 맞았다. 그래서 속으로만 가지고 있었다. 계속 갖고 있었다. 주변 애들이 연애는 안 해? 물어봐도 아직 이상형이 나타나지 않았어. 라고 씁쓸하게 웃으며 대답을 해주었다. 사실 아버지가 연애하는 걸 안 좋아하셔. 나중에 연애 안 하고 싶어도 한 대. 그렇게 말하고 싶은데 그럴 수가 없었다. 테오는 그 말을 믿고 있었다. 아니, 정확하면 믿고 있는 척을 하며 있었다. 그러다 카이를 만나서 처음으로 아버지께 반항하게 되었을 때 기뻤다. 자유를 일찍 찾았으며 꿈도 생겼으니. 처음에 반항하는 애들을 볼 때 한심하고, 벌은 무섭지도 않은가? 마지막은 대부분 안 좋게 끝나는데. 테오는 그런 사람을 전혀 이해하지 못했지만, 반항해보니 왜 그러는 줄 알았다. 뒷감당은 하나도 안 무서웠다. 끝이 안 좋아도 좋았다. 그저 처음으로 아버지를 거스를 수 있어서 좋았다. 그렇게 자기의 염원을 이루기 위해 사신지부로 오기를 선택했으며 열심히 원혼을 잡으며 지내다가 그녀를 처음 만났다. 14 지부가 정화율이 낮다고 사신들을 도와줄 사람이라고 하면서 소개를 해주었다. 갈색 머리카락에 흑갈색 눈동자. 처음 인상은 평범했으며 어떻게 도와주는지 몰랐으며 확실한지도 몰랐다. 의문스럽기도 하고, 이렇게 말하면 뭐 하지만, 테오는 그녀를 믿지 못했다. 그녀는 사감과 비슷하게 행정 업무도 하면서 같이 일을 하러 나갔다. 처음에는 별생각이 없었지만, 원혼을 감지할 수 있는 능력을 보니 대단했다. 우리에게 필요한 존재임을 깨달았다. 테오는 매니저를 다시 보게 되었다. 그때도 아직 몰랐다. 사신들이 매니저에게 잘 보이는지. 아부인가, 진심인가. 테오는 잘 몰랐다. 사감님 일도 하시니 잘 보이면 이득이 있을 것이다. 하지만 사신들은 테오가 몇 번 지켜본 결과 아부가 아닌 순수 진심이었다. 테오는 매니저를 믿긴 하는 데 좋아하지는 않았으며 이해도 가지 않았다. 테오는 그런 사신들이 이상하게 생각을 하고 있었다. 그날이 있기 전까지.
그날은 테오가 취미를 갖고 싶다고 할 때 옆에서 들어주며 베이킹을 해보자고 제안을 했으며 그때 새로운 재능을 알게 되었다. 그렇게 매니저를 다시 보게 되었으며 계속 베이킹을 하다 보니 호감이 생겼다. 처음에는 매니저를 볼 때마다 심장이 미친 듯이 뛰고 얼굴이 붉어졌다. 처음에는 몸에 이상이 생긴 줄 알았지만, 그건 아니었다. 이게 사랑이었다. 사랑의 의미를 알 거 같았다. 하지만, 테오는 사랑이 서툴렀다. 사랑을 주는 법과 받는 법. 정상적인 모습을 보지 못했으니 당연한 사실이다. 그래서 테오는 매니저의 모든 걸 알고 있었고, 알고 싶었다. 그리고 매니저의 사소한 변화와 사소한 버릇까지. 다른 사신들은 보고 큰 충격 받았으며 질색했다. 그래도 테오의 사랑 표현이었다. 자기 주변에 사랑은 이런 식이었다. 자기가 아는 사랑은 그랬지만, 다른 사신들을 보면서 배웠다. 과한 관심은 부담된다, 사랑은 타이밍이다. 이걸 배워 여기저기 써먹고 매니저가 자기의 마음을 알아줬으면 하고 있었으며 사랑을 하니 자신이 품고 있는 의문을 해결하고 싶었다. 사신들도 저 얘기를 알 것이다. 테오는 머리를 굴리며 첫눈이 내릴 때 매니저와 어떻게 하면 함께 있을지 생각을 해보았다.
테오는 여러 생각을 해보았다. 첫 번째 방법은 첫눈이 오는 날에 매니저실로 가서 핫초코를 주는 척을 하며 같이 있는 것이다. 문제점은 다른 사신들도 쉽게 생각을 해서 다 같이 첫눈을 볼 것이다. 두 번째는 매니저와 약속을 하는 것이다. 같이 첫눈을 보자고. 문제점은 왜 ‘같이’ 첫눈을 봐야 하는지 설명을 해야 하는 것이며 거의 고백을 하는 상황으로 넘어갈 것이다. 매니저가 자신을 좋아하는지 싫어하는지 모르는 상황에서 고백이라 최악이다. 매니저와 좋은 관계는 유지하고 싶었다. 마지막으로 생각하는 방법은 가두고, 매니저를 묶어 단둘이 있는 방법이다. 문제점은 아주 많아서 징계를 받고, 매니저와 사이가 멀어질 것이다. 테오는 여러 방법을 생각을 계속했다. 좋은 방법이 있을 것이다.
첫눈이 오는 날, 테오는 아직도 좋은 방법을 생각하지 못했다. 테오는 어쩔 수 없이 첫 번째 방법을 하기로 했다. 아무도 없길 바라며. 테오는 핫초코를 타고 매니저실 문으로 갔다, 시끄러울 줄 알았지만, 조용했다. 테오는 표정을 풀며 매니저실 문을 두드렸다. 들어오세요~ 옥구슬 같은 목소리. 테오는 조심스레 문을 열며 들어왔다. 아무도 없었다. 테오는 매니저에게 핫초코를 주면서 자연스럽게 매니저 앞에 앉았다. 매니저는 핫초코를 받으며 테오야, 고마워. 방긋 웃고, 한 입 마셨다. 역시 테오야. 매니저는 머그잔을 들고, 배시시 웃었다. 테오도 웃으며 매니저님을 위해서라면 언제든 타줄 수 있어요. 언제나 같은 말로 말했다. 둘은 서로를 웃으며 바라보고 있었다.
“테오야, 밖에 눈 와.”
매니저는 손가락으로 창문을 가리키며 말했다. 테오는 창문을 보았다. 눈은 조용하게 쌓이고 있었다. 테오는 자신의 소원대로 매니저와 같이 눈 내리는 걸 보았다. 창문 넘어 사신들은 눈을 보고 뛰기도 했으며 그걸 보고 더럽다고 싫어하면서 있는 모습도 보였다. 매니저는 그런 모습에 웃음을 지었지만, 테오는 매니저와 같이 첫눈을 보게 되니 자기의 사랑이 이루어질 것이다. 그렇게 믿고 싶었다.
“매니저님, 밖에 나가서 구경할까요? 안에서 보는 것보다 더 예쁠 거 같아요.”
“그럴까? 테오 눈 싫어할 거 같았는데…더러워서.”
“…예쁘잖아요. 눈 맞아 본 적이 없어서 한번 맞아보고 싶어요. 흙탕물이 되는 건 안 좋아하지만. 추우니 외투 걸치고 나가시는 게 좋아요.”
“고마워. 눈 오는 날에는 별로 안 추워. 그래도 외투 입고 나갈게.”
매니저는 웃으며 자리에서 일어나 외투를 걸치고, 테오와 함께 밖을 나갔다. 테오는 벚꽃처럼 흩날리는 눈을 잡으려 손을 뻗었다. 매니저도 테오를 보고 따라 손을 뻗었다. 테오는 매니저도 자기와 같은 생각을 하며 잡길 바랐다. 테오와 매니저는 서로를 쳐다보며 잡았다.
“테오는 짝사랑 성공하겠네. 응원할게.”
매니저는 웃으며 말했다. 테오는 그런 모습에 한 편으로는 매니저에게 다시 반했으며 한 편으로는 씁쓸했다. 짝사랑 상대가 말하는 사람인인지도 모르고.
“감사해요. 매니저님. 매니저님도 짝사랑 성공하시겠네요. 저도 응원할게요.”
테오는 그렇다고 매니저에게 매니저님을 짝사랑하고 있어요. 이런 말은 못 하니 테오는 방긋 웃으며 매니저를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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